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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열고, 산창 열고 황건 교수
수미산정] 산문 열고, 산창 열고
  •  황건 논설위원 ·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  승인 2020.06.17 13:31
  •  호수 3590
  •  댓글 0

선풍 휘날리는
선승의 사상이
사회에서 활동하는
재가자들에게 영향 미치면
그 사회는 맑아지고
밝아질 것이다

선승의 유발상좌 중에
뛰어난 인물들이 배출되면
그 뿌리인 선승과
그가 재건한 ‘산문’도
영광스럽지 않을까
황건
황건

재작년에 입적한 무산스님 2주기 추모다례에 참석하느라 설악산에 다녀왔다. 절의 일주문을 지나가다 ‘조계선풍시원도량설악산문(曺溪禪風始源道場雪嶽山門)’이란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2016년 건립돼 매우 정갈해 보였다.

산문(山門)의 뜻이 궁금해 찾아보니 여러 설명이 있었다. “절의 누문(樓門)으로 삼문(三門)이라고도 한다. 사찰의 본당을 열반(涅槃)으로 비유하면 건물의 문은 하나이지만 산문은 열반에 이르는 3가지 해탈문(解脫門)을 말한다. 즉, 공문(空門), 무상문(無相門), 무작문(無作門)이다. 한편, 산문은 절의 상징으로 쓰여 절 자체를 뜻하기도 하고, 종단의 한 문중(門中)을 뜻하기도 한다.”

알고 나니 더욱 궁금증이 일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서 검색어 ‘설악산문’을 찾아보았다. 다행이 조범환 교수의 ‘신라하대 도의선사의 설악산문 개창과 그 향배’, 홍사성 주간의 ‘설악산문의 성립과 역사적 전개’ 등 두 편의 국내학술논문을 발견했다.

이들의 연구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역대고승비문>과 <조당집>의 자료를 보면, 도의선사는 821년 무렵 당나라에서 귀국했으나, 김헌창의 난으로 인해 경주로 돌아가지 못해 대신 설악산으로 들어갔다.

당시 설악산에는 이미 북종선의 영향력이 퍼져 있었으므로, 그는 북종선을 밑거름으로 해 남종선을 전하고자 했다. 그 결과 북종선과 남종선의 사상적인 공통점을 설악산에서 찾을 수 있었다. 후에 그는 진전사에 주석했으며, ‘진전사’와 ‘억성사’를 중심으로 설악산문을 형성했다.

그런데 도의선사의 손제자뻘인 억성사 출신 체징선사가 장흥 보림사를 중심으로 가지산문을 개창해 설악산문은 가지산문에 비해 영향력이 낮아지게 됐다. 이후 가지산문에서는 형미, 일연, 태고 같은 한국선종사에 빛나는 별들이 전통을 이어서 오늘의 조계종에 이르기까지 계승되고 있다. 조계종조 도의선사, 중흥조 태고보우선사가 가지산문에서 배출되었으므로 가지산문의 중요성과 그 뿌리로서 설악산문의 역사적 역할을 잘 알 수 있다.

홍사성 주간은 “아무리 화려한 과거라도 전통을 잇지 못하면 허망한 전설일 뿐이라는 자각 아래 최고의 선원 운영, 기본선원 유치 등을 통한 전통계승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문의 영광은 당대의 명성보다는 뛰어난 인물을 얼마나 많이 배출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결론지었다.

추모다래에서 열반한 스님이 설악산문을 재건했다고 행장을 소개하는 순간, 설법전으로 제비들이 날아들었다. 어찌나 사랑스러운 모습이던지 그의 소박한 시조 ‘산창을 열면’이 생각났다.

“화엄경 펼쳐 놓고 산창을 열면/ 이름 모를 온갖 새들 이미 다 읽었다고/ 이 나무 저 나무 사이로 포롱포롱 날고….”

추모다례에는 상좌 스님 뿐만 아니라 스님과 인연을 맺은 재가자들도 많이 참석했다. 그 중에는 삼부요인을 지낸 이, 그 지역의 도지사를 지낸 이, 그 지역의 이장도 있었다. 그의 영향을 받은 유명시인들도, 예술원 회장도 있었다.

선풍을 휘날리는 선승(禪僧)의 사상이 사회에서 활동하는 재가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면, 그 사회는 맑아지고 밝아질 것이다. 선승의 유발상좌 중에 뛰어난 인물들이 배출되면 그 뿌리인 선승과 그가 재건한 ‘산문’도 영광스럽지 않을까. 같은 뿌리에서 나와서 함께 큰 수레에 탄 사람들에게 머리카락의 유무가 무슨 차별이 될 것인가? 

[불교신문3590호/2020년6월17일자]


count : 39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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